후기

독서후기 - [나는 LINE 개발자입니다]

우승리 2020. 10. 30. 01:31

 

한 때 날아다니는 슈퍼 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개발이라는 건 창의적인 작업이다.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건 짜릿한 경험일 것이다. 내 맘대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새로운 걸 만드는 작업. 예리하고 탁월한 실력으로 새로운 창조물을 만드는 개발자.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데 어느덧 매너리즘에 빠진 코더가 된 건 아닐까?

 

[나는 LINE 개발자입니다] 라는 책에서 나온 사례들이 그 회사를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러 사례들을 보며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상적인 개발자가 되고 싶은 목마름일까? 그런 목마름에 비해 노력은 일천한 내 상황을 대비해보며 좌절감이 문득 떠오른다.

 

'개발자로 대성하겠다'라는 목표는 진즉 접었다.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즐비한 곳에서 내가 과연 뛰어난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지레 포기한 것도 있고 몸이 안 좋아서 라는 핑계를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포기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역경을 헤쳐나가며 하루하루 성장하는 개발자들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뛰고 부러운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욕심만은 아직 남았나 보다.

 

한편, 라인의 이상적인 모습과 현재 내 상황을 대비해본다. 발전에 대한 갈망은 있는데 어떻게 발전해야할까 갈팡질팡하다. 동료와의 관계, 회사 내에서의 성장.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물들을 만들고 싶은데 늘 똑같은 자리에만 맴도는 것 같다.

 

단순히 현재 내가 겪는 상황에 대한 좌절이 아니라 지금 내가 당면한 문제를 이해하고 싶다. 무엇이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정체되어 있는 걸까? 동료들과 함께 고난을 이겨내며 멋진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유연한 문화와 탁월한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둘 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다. 현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나 스스로 잘 못된 문화에 적응하기보다는 끊임없이 현재 느끼고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발전해야할 지향점을 찾은 것 같다. 날아다니는 슈퍼 개발자는 아니지만 어제보다는 조금 더 성장하고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내가 되길 바란다.